| 다발성경화증은 전세계적으로 약 250만 명 가량이 앓고 있으며, 뇌, 척수, 시신경을 포함하는 중추신경계에 발생하는 희귀 질환이다. 이 질환은 만성질환에 비해 환자 수가 적고, 증상도 개개인마다 차이를 보이며 예후를 예측하기가 어려워 치료가 까다롭다. 그러나 꾸준히 지속되는 진행성질환이지만 조기 진단과 치료를 받게 되면 질병의 진행을 늦출 수 있고 증상이 완화될 수 있다는 점에서 다른 희귀질환과는 다소 차이를 보인다. 이에 본지는 다발성경화증 치료의 권위자인 울산의대 신경과 김광국 교수의 도움을 받아 국내 다발성경화증 현황과 최신 치료법 등에 대해 4회에 걸쳐 알아보고자 한다.<편집자 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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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목차
1. 다발성경화증의 어제와 오늘 2. 다발성경화증 진단, 이것만은 기억하자 3. 다발성경화증, 어떻게 치료하나 4. 다발성경화증, 난치 극복을 위한 노력 | 김광국 울산의대 신경과 교수 | |
다발성경화증은 뇌, 척수, 간뇌, 시신경으로 구성된 중추신경계에 발생하는 만성질환으로 환자의 건강한 뇌세포와 주변조직을 공격하는 자가면역질환이다. 이때 생기는 뇌염증, 탈수초병변, 뇌조직의 경화 및 퇴행변화 등이 생기면서 신경학적 증상이 나타난다. 여자 환자가 남자보다 2~3배 정도 많으며, 20~50대 나이에서 주로 발병된다. 특히, 60~70%의 환자들이 여러번의 재발과 회복을 반목하면서 서서히 진행되는 특징을 갖고 있다. 이에 본고에서는 다발성경화증의 원인과 증상 및 국내 환자들의 현황에 대해 이야기해 보고자 한다.
다발성경화증, 유전·환경적 유발 요소 병을 유발하는 여러 위험요소는 다음과 같다. ▲먼저 환자들 일부에서는 유전적인 감수성이 있다. 같은 환경에서 거주하는 인종 사이 유병률이 틀리고 환자의 형제는 2.5%, 자녀와 부모는 더 낮은 위험률이 있다. 일란성 쌍생아인 경우 25~30% 정도에서 동반 발생률이 보고되었다. ▲두 번째로 환경적 요인을 들 수 있다. 적도에서 떨어진 북위 40도 이상 지역에서 빈번하게 발생하며, 후진국보다는 선진국에서, 음식문화 및 알레르기병 증가와 관련이 있다는 보고도 있다. ▲다음으로 자가면역질환으로 뇌의 수초기저단백(myelin basic protein)이 자가반응하는 T 림파구의 항원으로 추정하고 있다. 또한 Proinflammatory Th1사이토카인이 다발성경화증의 면역반응에 크게 작용하고 있다. 바이러스나 특정 박테리아와 수초항원 사이의 분자적인 유사성이나 T세포를 활성화시킬 수 있는 superantigen이 다발성경화증의 병인에 주된 역할을 한다는 보고들도 있다.
국내 환자 시신경 및 척수병변 증상이 가장 많아 다발성경화증은 갑작스럽게 혹은 서서히 증상이 나타날 수가 있으며, 매우 심하거나 혹은 아주 경미하여 수년간 관심 없이 지낼 수도 있다. 심지어 부검시 우연히 발견되는 경우도 있다. 증상은 발생하는 중추신경부위의 병변에 따라 매우 다양하다. 유럽, 미국 캐나다 등의 지역과 한국, 일본, 중국 등 동아시아 지역환자를 비교해보면 뇌병변의 부위 발생빈도가 조금씩 다르다. 일례로 서울아산병원과 한국다발성경화증 환우회가 공동으로 조사한 172명의 환자에서는 시신경 및 척수병변의 증상이 가장 많았다. 보다 자세히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시신경염으로 시력이 감소하거나 희미해지고 중심시야에서 색상인지가 안 될 수도 있다. 수시간 혹은 수일에 걸쳐 심한 시력소실까지 진행할 수 있으며 대부분은 한쪽 눈에서 발생한다. 눈 주위의 통증이 흔히 동반되고 안구 운동에 통증이 심해진다. 안저검사는 정상이거나 부종이 발견될 수 있으며 구심성 동공반응결함이 잘 나타난다. 환자들이 흔히 시력혼탁(blurring) 한쪽 혹은 양쪽 시각장애, 시야장애, 색깔인지 능력 감소 등을 호소하기도 한다. ▲척수염증으로는 상지 혹은 하지 감각이상 및 통증, 저림증과 보행마비, 다리 및 상지 근력약화, 대소변장애 및 성기능이상이 자주 나타난다. 근육긴장도 항진(spasticity), 과반사(hyperreflexia), 족저신전반사(Babinski sign) 등을 포함한 추체외로 징후도 흔히 동반된다. 30% 환자에서 강직(spasticity)을 호소하고 통증성 경련도 잘 유발되어 걷거나 일상행동에 장애를 많이 받을 수 있다. 성기능 장애는 남성은 발기부전, 성욕감퇴, 성기감각저하, 사정의 장애, 지속적인 발기 유지의 어려움을 호소하고, 여성은 성기 감각감퇴, 오르가즘 반응 감퇴, 성교 동안 불유쾌한 느낌을 호소한다. ▲뇌간병변으로 물체가 흔들려 보이고 이중으로 겹쳐보이기도 하며, 삼키기 힘들거나 얼굴의 감각이상, 통증, 안면마비장애를 호소할 수도 있다. ▲소뇌병변으로 보행시 균형잡기 힘들고 말이 어둔하며 어지럽고 손 떨림증이 있을 수 있다. ▲대뇌병변의 부위와 정도에 따라 일측마비, 발작, 인지기능장애, 우울증, 피로 등이 있다. 인지기능장애는 기억손실, 집중력장애, 문제해결 능력저하, 정보처리 지연, 인지 작업 전환의 어려움 등을 포함한다. 판단력이 저하하거나 감정 조절에 장애를 나타내기도 한다. 우울증이 환자의 50~60%에서 질병 경과 중에 나타날 수 있다. 자살도 나이를 보정한 대조군에 비해 7.5배 가량 더 흔하게 발생한다. 피로는 환자의 90%에서 나타나며 전신쇠약감, 독서나 집중의 제한, 권태감, 졸림으로 나타난다.

환자·의사 모두 질환 자체 인식 낮아 이렇게 뇌병변 부위에 따라 다양한 증상과 기능장애가 있어 신경과 전문의가 아니면 정확하게 진단을 하기 힘들 수도 있다. 이번 172명의 조사에서 다발성경화증 환자들 중 무려 96%가 진단 전에 질환 명을 들어보지 못했다고 답했다. 허리디스크, 척수염 또는 척수종양으로 진단한 경우가 제일 많고, 스트레스나 신경성으로 인한 통증, 단순한 일시적 마비증세 등이 주로 진단된 병명이었다. 가장 큰 이유는 흔하지 않는 병에 대한 환자 및 의사의 인지도가 부족하기 때문이다. 내과 교과서에도 소개되는 신경계 질환이지만, 아직도 다른 분야의 전문의, 개업의 의사들 및 한의사들에게는 처음 증상과 신경학적인 검사로 진단하기 까다로울 수 있다. 북유럽, 미국, 캐나다 등에서는 110~200만명 정도의 환자가 있으나 우리나라는 등록되지 않았거나, 약을 사용하지 않는 환자 등을 감안하면 대략 4000여명 정도 될 것으로 추정된다. 이처럼 흔하지 않다는 점도 제대로 진단이 이뤄지지 않는 이유가 될 것이다. 따라서 처음 증상이 있을 때 뇌, 뇌간, 척수, 시신경에 병변이 있을 때 생기는 증상과 증후를 문진과 정확한 진찰로 알 수 있는 신경과 의사를 만나는 것이 조기 진단과 치료를 위해서 좋으나, 현실적으로 어려운 점이 있기 때문에 일선 의사들에게 다발성경화증 seminar 등을 통해 병에 대한 인지도를 높이고 진단에 대한 교육도 필요하다고 생각된다.
환자 증가 추세…인지도 개선 시급 매년 5월 27일은 전세계 51개국이 참여하여 다발성경화증 극복과 퇴치를 위해 새로운 희망을 이야기하는 ‘세계 다발성경화증의 날’이다. 이를 기념해 올해에는 한국다발성경화증환우회 주체로 대학로에서 홍보활동 및 다채로운 행사도 열렸다. 전세계적으로 200~210만명의 환자에 비하면 한국의 다발성경화증 환자는 아직은 그 수가 적어 ‘희귀병’으로 등록된 질환이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자료에 따르면 2007년 다발성 경화증으로 진단 받은 환자는 2,287명, 하지만 2006년 1,871명에 비해 점차 증가 하고 있음을 간과해서는 안될 것이다. 다발성경화증은 조기진단 및 치료를 하면 중추신경계 면역반응을 조절하여 많은 뇌세포를 건강하게 관리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앞으로 더 많은 좋은 약들이 개발 중에 있고 개발될 것은 자명하다. 현재 국가에서도 환자들에게 많은 보건 혜택을 주고 있는 만큼, 다발성경화증이 뇌병변 손상이 지속되는 무서운 병이 아니고, 장애를 많이 남겨 실망할 병이 아니라는 것을 많은 국민들이 인지하는 시기가 더욱 빨라지기를 기대해 본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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